내년 1월부터 담뱃값이 거의 2배로 인상된다는 정부의 발표로 ‘담뱃세 논란’이 새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이번 담배값 인상안에 대해 전문가들은4500원 수준으로 인상하는 것만으로는 높은 흡연율을 줄일 수없다고 주장한다. 흡연자들도 불만을 토하고 있다. 부당하게 정부로 부터 증세의 대상이 됐다며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담배값 인상 발표가 전문가와 흡연자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한 셈이다.

내년 1월부터 담배 한 갑의 가격은 처음으로 담배값을 인상한 이후 2배 가까이 오른 4,500원으로 책정됐다. 이번 담배값 인상안은 5년안에 흡연율을 15%까지 낮추기 위한 정부의 계획 중 하나이다. 현재 한국은 OECD국가 가운데 담배값이 가장 낮은 나라이다. 뿐만 아니라 그리스에 이어 2번째로 흡연율이 높아, 많은 이들이 한국을 ‘흡연자들의 천국’이라 부르고 있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3명 가운데 한 명이 담배값 인상으로 금연을 할 수있을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르다. 본래 보건복지부는 담배값을 한 갑 당 약 8,000원가량 올려야 흡연예방에 효과적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단순히 담배값을 올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담배값 인상과 같은 가격정책이 비가격정책과 함께 시행되야 효과적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건강세상네트워크의 박용덕 연구원은 “현재 비가격정책이 거의 전무한 상태로 가격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며 “가격 정책 일관성을 위해서 정부는 WHO 권고안을 지키며, 비가격정책에 노력을 쏟아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WHO는 담뱃세 인상이 흡연율을 줄이는 데 도움이 줄 수있다고 한다. 단, 담뱃세 인상이 ‘MPOWER’이란 여섯 조건에 부합될 수있도록 담배 가격을 올리도록 권고하고 있다. 즉, 흡연자들의 금연을 돕는 지원, 흡연의 건강부작용에 대한 교육증대, 모든 형태의 담배광고 금지와 등의 정책들을 지지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비가격 정책의 일관성은 많은 의문점을 낳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실외 금연구역의 수를 늘리고 사무실과 빌딩 내에서 강제적 금연을 하게 하는 등 비가격정책에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카페나 레스토랑 등과 같은 실내공간은 여전히 흡연가능구역이다. 정부의 금연규제에서 배제된 공간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WTO 은 모든 실내 공간 내 흡연을 금지해야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광고 또한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종이매체나 마트에 게재되는 광고를 규제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이용해 많은 담배 회사에서 여성과 같은 특정 그룹을 마케팅 타겟으로 하여 공세적인 캠페인을 벌여 이득을 취하고 있다. 금연을 돕기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금연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무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캐나다, 영국처럼 정부도 금연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정부가 1년에 두 번, 학생들을 대상으로 금연 캠페인을 필수로 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것이다. 하지만 통계자료에 따르면 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정부의 금연 캠페인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반면, 10대 금연예방을 위한 자금은 국민건강증진기금의 0.1%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금연정책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담배값 인상안 또한 증세를 위한 것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신원기 참여연대 간사는 “현재 세수 부족이 매우 심각하다. 현재 재정적자는 공식적으로 거의 8조원에 가깝다.” 며 “담뱃세에 포함되어 있는 개별소비세는 세수를 메우기 위한 것이지, 국민건강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또한 신원기 간사는 이번 담뱃값 인상이 저소득층에 세수부담을 지우기 위한 것이며, 이는 또다른 세수 인상을 위한 시작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신 간사는 “담배값 인상이 증세의 그 시작이라고 보고 있다.” 며 “담배 이외에도 주류 값을 올려 담배와 같은 논리으로 세금을 거둘 가능성도 배제할 수없다”고 강조했다.

흡연자의 경우, 담배 한 갑에 있는 세금 구성지적하며 불합리하게 증세 대상이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담뱃세의 절반 가량은 건강보험과 지방교육세에 포함되어 있다. 흡연자 단체공공기금에 더 많은 담배 세금이 포함되어야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국민건강네트워크의 박용덕 연구원은 현재 1조원이 넘는 예산이 심장질환, 고혈압 등과 같은 흡연으로 인한 질병예방에 쓰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문제는 담뱃세가 국가재정과 국민건강보험 적자를 채우기 위해 사용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담뱃세의 일부가 국민건강보험으로 바로 가기때문에 흡연자들에게 이는 매우 부당한 처사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흡연자들은 의료보험의 도움없이 금연을 위한 지출을 모두 개인 의료비용으로 충당하고 있다.

흡연으로 인한 재정적 비용은 아직도 불분명하다. 일각에서는 흡연자들이 한 나라의 재정적 이득인지, 아니면 재정적 구멍인지 밝히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미 많은 연구보고서에서 각 나라의 재무부 (한국의 기획재정부)가 흡연자들로부터 받은 담배세익으로 재정을 충당한다고 밝힌 바있다.

한편 월드뱅크는 불균형적으로 높은 담뱃세율이 정당화됐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 특정 세금보다는 전반적인 조세 및 지출 제도가 사회적 분배에 도움이 되는지 정치가와 정책가들이 보다 더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일축했다. 이 연구는 높은 담뱃세율 정책이 저소득자들에게 금연을 강요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저소득층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담뱃세 관련 재정적 부담은 저절로 준다는 것이다.

금연에 대한 ‘강한 규제’로 인한 사회적 이점은 분명 있다. 과학계 또한 흡연율을 줄여 국민건강을 증진시켜야한다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높은 담뱃세와 금연의 효과’에 대한 한 연구에 따르면, 연구진들은 금연법을 실시한다면, 한 해 미숙아 출생율이 10%줄어들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WHO 에서 발표한 한 연구데이터(비디오) 또한 ‘보다 더 높이 인상한 담배값’이 흡연율을 줄여주고 국민건강증진에 도움을 준다고 강조한다.

세금을 이용하여 국민들의 삶의 질을 증진시키는 일은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정부 수단이다. 담배 이외에도 규제라는 제도를 이용해 비만을 억제시키기는 국가도 있다. 멕시코 정부의 경우 높은 지방과 염류가 포함된 음식과 음료에 세금을 붙여 비만을 줄이는 정책을 시행했다. 규제 정책을 통해 패스트 푸드 판매를 줄이고 패스트 푸드의 위험성을 알리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 멕시코 사례는 다른 나라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멕시코 성공사례를 강조하며 ‘국민 건강’이라는 명목아래 패스트 푸드가 ‘증세정책’의 다음 타겟이 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