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개최된 잉크밤 타투 컨벤션 현장에 경찰이 급습했다. 컨벤션에 참여한 타투 아티스트들 중 그 누구도 6년제 의대 졸업장을 소지하고 있지 않아서다. 컨벤션이 중단되자 한국 타투 아티스트은 분노했고 타투 숍들의 합법성에 대한 논쟁이 가열됐다.

매년 개최되는 잉크밤 컨벤션에는 국내 및 해외 타투 아티스트들이 모인다. 잉크밤은 본래 이틀 간으로 예정된 행사였고 최고의 타투 디자인을 전시하고 시상할 계획이었다. 티켓은 일일권 25000원(25달러)에 선판매됐다. 하지만 경찰이 행사 시작 30분만에 들이 닥쳤고 타투 아티스트들에게 문신 시술을 하지 않을 것을 요구했다.

신사 경찰서의 한 경찰관은 “한국 의료법상 (의사 자격증이 없는 사람들에게) 문신 시술을 받는 것은 불법이므로 단속한다”고 말했다. 한국 의료법은 “바늘로 피부를 뚫는 행위는 의사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단속에 걸릴 경우 타투 숍 소유주에게 50만원(500달러)에서 천 만원(10,000달러) 사이의 벌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이와 같은 규제도 약 2만여 개의 타투 숍들이 생겨나는 것을 막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예술 문신을 시술하는 의사는 거의 없으며 눈썹, 아이라인, 입술 등 미용 문신의 경우도 피부과 전문의들이 시술하고 있기는 하나 비용이 일반 뷰티 숍의 세배 가량이나 든다. 잉크밤 총책임자 김 태남(썬렛) 씨는 경찰 역시 일일이 단속하기에는 영업중인 타투 숍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부분적으로만 단속한다고 말했다.

“현행법은 일반 대중들이 보기에도 이상하다. 예술의 영역이어야 할 문신이 의술의 영역으로 넘어갔다. 한국의 수치다. 다른 나라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이다. 한국 법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 김 씨의 말이다.

한국 의료계는 문신 시술이 안전하지 않다고 경고해왔다. 그들은 바늘을 통한 감염, 잉크로 인한 피부 과민반응, 피부 내 잉크 뭉침 등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미국 FDA도 알레르기, 흉터, MRI관련 부작용 등 건강상 위험을 언급했다.

서울대 병원 피부과 허창훈 교수는 “개인적으로 문신 시술 자체를 부정적으로 본다. 몸 속에 이물질을 넣으면 과민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의사 자격증이 없어도 문신을 시술할 수 있는 나라도 있겠지만 더 큰 문제는 문신 시술에 사용되는 색소 중 의학적으로 안전하다고 증명된 색소는 거의 없다는 점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타투 아티스트들이 문신을 시술할 수 있도록 허용된 나라들의 경우 실제 부작용 비율은 매우 낮다. 미국 CDC는 2008년에서 2013년 사이 타투 숍에서 문신 시술로 인해 B형 간염, C형 간염, 에이즈 발병한 경우를 찾지 못했다. 영국 NHS는 타투 숍에서 간염에 걸릴 확률은 피어싱 숍과 미용실에서 간염에 걸릴 확률과 비슷하다고 봤다.

잉크밤 총책임자 김 태남 씨는 “문신 사고보다 의료 사고가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들이 의술을 전문적으로 공부했듯, 문신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문신 전문가들도 있다. 다들 전공 분야만 아는 거고 각자의 영역이 있을 뿐이다.” 김 씨가 덧붙였다.

샘은 미국에서 타투 아티스트 자격증을 취득하고 약 1년 전 한국에 왔다. 그는 문신업계가 양성화되고 대부분 서양 국가들과 같은 방식으로 규제되기를 바란다. 그는 매번 시술할 때 마다, 새로운 바늘, 새로운 튜브, 새로운 잉크를 사용한다. 그는 법이 개정되면 문신업계가 양성화되고 안전 규정을 지키지 않는 타투 숍들은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제는 법뿐만이 아니다. “한국에서 문신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는 인식은 미국과는 완전히 다르다. 한국 사람들은 내 몸에 새겨진 문신들을 보고 내가 불량배라고 생각한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 미국에서는 문신이 편견 없이 받아들여진다. 그들은 그저 나를 문신을 한 사람으로 생각할 뿐이다” 쌤이 덧붙였다.

썬렛 타투에서 근무하는 아티스트들은 손님들에게 문신 시술을 결정하기 전에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고 조언한다. 한국 사회에서 문신을 하게 되면 편견에 직면하게 될 수 있는 탓이다. K팝 그룹 빅뱅과 스포츠 스타 차두리 등 많은 연예인들이 문신을 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문신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하지만 여전히 문신을 한 사람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이다. 문신을 한 사람은 범죄와 연관이 있다는 인식은 동아시아, 특히 일본에서 여전히 팽배하다.

새누리당 김춘진 의원은 현행법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개정안은 타투 숍에 라이선스를 부여해 문신업계를 관리하자는 내용을 포함한다. 2010년에 발의했던 같은 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고, 지난해 12월 다시 발의한 ‘문신사법(제정안)’은 현재 논의 중에 있다.